지금시간 12시 55분..

이제 잠을 조금 자고 아침 8시에 일어나 마지막 내 짐들을 정리하고 나는 센트럴 스테이션으로 가야한다.

가기전에 대한민국 총 영사관에 들려 받을 서류들을 받고, 함께 나와준다는 친구들과 점심 밥을 먹고 나는 버스에 오를것이다.

오후 4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아침 11시에 도착하는.. 호주에서는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닌 하지만 한국에선 경험할 수 없는 거리.


오늘은 나의 시드니의 마지막 밤이다.

방금 친구들이랑 저녁밥을 함께 먹었고.. 친구들이랑 간단한 사진들을 찍었고. 친구들에게 그동안 내가 찍었던 사진들을 복사해 주었고. 짐도 다 쌓았다.

이제 이 집에서 나가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헤어짐이 정말 이렇게 쉬운 일인가?


2월 27일 이곳에 도착해서 횟수로 7개월째인 호주생활.

호주생활에서 오직 이곳 맨리에서만 7개월.

정말 잊지 못 할 많은 것들을 보았고, 느꼈고, 친구를 만났다.


학교에서도 밖에서도 나에겐 언제나 친구가 참 많았다.

친구 사귀는 나에게 가장 쉬운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사귀기 쉬운 친구가.., 뜻만 있으면 충분히 사귈 수 있는 친구와 맨리의 모든 것과의 이별이

이토록 힘들줄이야.


이미 많은 친구들이 맨리를 떠났다.

이젠 내 차례.


그래..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다시 보자는 쉬운 약속을 하고 헤어지지만

내 가장 친한 친구..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 사는 친구들과의 재회는 언제 쯤 가능할 것인가.

우리는 기약없고, 확실하지 않은 약속만 어렴풋이 하고 떠날 수 밖에 없다.


친구는 말한다. 네버 세이 굿바이.

하지만 우리는 마음속으로 세이 굿바이를 말하는..

정말 이것 참..




꽁기꽁기하다.







이 글을 쓰고 2시간 뒤.

새벽 3시 즈음 갑자기 슌이 찾아왔다.
일본에서 어제왔고, 도착하자 마자 알바해서 피곤한 슌이.. 내가 오늘 마지막이라고 일부러 찾아왔다.
정은 우리나라 사람한테만 있는게 아니다. 절대로..
슌은 고맙단 말을 하지말라고 했고. 슌에게 정말 정말 고마워서.. 계속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슌은 마지막이라며 줄건 없고, 일본에서 사온 담배 한갑을 나에게 선물로 줬다.

고맙다 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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