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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트킥 시작할때.. 긴장 되어서 심장이 터질뻔했다.


우리에게 한일전 축구게임은 언제나 중요한 게임이다.
순위에 관계없는 친선게임이라든지, 또는 큰 의미없이 할 수 있는 게임에서도 한일전은 예외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모든 스포츠에 라이벌 관계라는 것은 일본인들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지금 호주에서 정말 소중한 내 친구들 덕분에 즐거운 아시안컵을 볼 수 있었다.
내가 한국에 있을땐 상상이나 해봤으려나.. 한일전 축구 게임을 일본인 친구들과 함께 시청하는것이.
여기에선 가능하다.. 아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신기하게도.. 나에게는 한국 친구들보다 일본친구가 더 많다 ;;

아시안컵 예선전때부터 한국 경기할때 일본인 친구들이 함께 한국을 응원해주고, 일본 경기일때 나도 따라가 같이 일본을 응원해주며 우리는 결승에서 한국과 일본이 만나면 정말 좋겠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그러나 .. ㅡㅡ;

한국은 실망스런 경기로 이라크에 지게되고... 그 다음 바로 이어진 일본 경기에서 일본도 사우디에 지고 말았다..

결승에선 아니지만.. 3-4위전에 만나게 된것이다... 어쨌든 한일전..

우리나라 경기를 보면서.. 느낀건데.. 일본에게 지겠다 싶었다.. 일본은 사우디전에서 해설자도 말했듯이.. 놀라운 밤을 연출했으니까!

그날이 찾아왔다!

7월 28일 오후 8시! 한일전!


우리는 펍(호주 술집)에서 모였다.. 우리 한국학생들이 늦게와서.. 좋은 자리를 일본인 친구들에게 빼앗기고.. 우리는 뒷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일본인 내 친구 쇼헤이는 자칭(?) 일본 서포팅 단장이였고.. 경기 시작전부터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많은 호주인들도 (호주에서 축구는 인기가 없다.) 신기하게 우리를 구경했다.

게임전 내 친구 타카히로 마부지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 우리는 지금까지만 친구였어. 경기 시작하면 우린 친구가 아니라 라이벌이야!! ㅎㅎ 우리 경기 끝나고 다시 친구하자 ㅋ 그리고 나는 이천수와 한국팀에 욕을 할꺼야! 씨발!! 괜찮지? 그리고 니 친구들에게 내가 씨발이라고 말해도 열받지 말라고 말해줘.. 날 보호해줘.. ㅋㅋ"

이녀석에 내가 "씨발"이라는 말을 가르쳐 준게 약간 후회되었다 ㅋ 그래도 괜찮다.. 나는 더 나쁜 일본어를 알고 있기에..

나는 당연히 " 그래!! 상관없어!! 욕해! 나도 할꺼야! ㅋㅋ 너도 내가 일본어로 욕을해도 니 친구들에게로 날 보호해 줘야해~ ㅋ 즐기자!! ㅋ 칙쇼! 재팬"




게임이 시작하고 전후반.. 안타까운 찬스도 놓치고, 한국과 일본선수들이 몸싸움 벌이기 직전까지도 갔었으며, 우리 선수 한명은 퇴장까지 당하는 등...
아무튼.. 경기는 조금은 지루했지만.. 그래도 한일전은 뜨거웠다.
일본 친구들은 자국 서포팅곡에 크게 관심이 없는지.. 언제나 박수 세번에 이름 외치는 것으로 서포팅을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러가지의 서포팅곡이 나오고 같이 율동하고, 같이 소리치는.. 정말 같은 대한민국인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보여줬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호주인들도 우리 대한민국을 같이 응원했다

"꼬레아 ~ 꼬레아 ~" 라고 약간 취한 호주친구가 외치면.. 일본인 친구들이 " 우~~ 우~~ "
라고 대답하고.. 이건 정말 즐거웠다.

패널트킥이 시작되었고.. 우린 서로 피가 말랐다.
양쪽 실수없이 이어지고.. 응원은 점 점 더 뜨거워졌다.

마지막 일본 킥커가 나오고.. 이운재가 골대에 서있다.

그리고 이운재가 막았다.

우리는 열광을 했다.. 호주 친구들이 달려들어서 카메라도 떨어뜨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는 "오~ 필승 코리아" 부르며 마쳤다.

한국에서 티비로 한일전을 봐도.. 긴장되는데.. 실제로 일본애들이랑 보니까.. 이건 정말 흥분되고 긴장되서 내가 축구하는것 같더라... ㅋ

암튼. 게임 끝나고 내 일본인 친구들은...(화면에 나오는애들 거의 다 안다 ㅡㅡ;)  나에게 "봉짱 콩구레이츄 레이숑! " 하면서 막 때린다 ㅋ 암튼.. 일본친구들도 박수쳐주면서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우리는 한것없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축하를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타카히로 마부지도 다시 돌아와.. " 이제 다시 친구다. " 라며 돌아왔고.. 한국이 디펜스가 좋다고 말하면서 치켜세워줬다..

호주에서 무엇을 가장 많이 얻었냐고 묻는다면.
난 영어를 배운것이 가장 크게 얻은게 아니라. 내 친구들을 얻은게 가장 소중한 것을 얻었다고 이야기하겠다.

아무튼.. 이런 경험은 정말 좋은 경험이 된것 같다.

절대 잊지 못할것 같다!! 일본인과 함께본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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